2012. 12. 2. 23:02ㆍ▼철도----------/취미
지난 8월 16일에 석불, 구둔, 매곡역이 신선으로 이설되어서 9월달에 용문-서원주 복선전철 공사가 완공되었다.
개통은 9월 하순에 했지만 이설은 그 전에 하게 되었는데, 이설될 때쯤 자연스레 이곳에 동호인들의 관심이 쏠렸고
본인도 그 흐름에 동참하여 구둔, 매곡역을 가게되었다.
청량리에서 차를 타서 구둔역까지 기차로 이동하고, 매곡역은 한 동호인분의 도움을 받아 이동했다.
사실 원래 8월중에 포스팅이 완료되어야할 부분이긴 한데 시간도 없고 게으름에 미루다가
결국 이설하고 3달 반이 넘은 지금쯤 드디어 나머지 내용을 포스팅을 하게된다.
(같은 해 6월 2일 정동진역 가면서 찍은것)
이날 방문 전 까지는 그냥 중앙선의 흔한 역이라고 여겼던 매곡역, 이 역이 이설된다기에 8월 14일에 이곳을 찾았다.
구둔역을 먼저 방문하고 한 철도 애호가분의 도움을 받아 이곳을 오면서 느낀점은 직선거리에 비해 너무 돌아간다는 것이었다. 그렇다. 이곳은 아직 양평을 채 벗어나지 못한, '경기도'의 역이지만 이곳까지 오는데는 전국 어느 외진 시골마을 못지않다.
중앙선의 몇 안남은 일자형 역사를 가진 간이역이라는데, 방문할 때는 몰랐지만
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 검색을 하려니 얼마 나오지도 않는다.
물론 일자형 역사를 가졌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
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했던 역이 이사를 갔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.
이곳도 빠름을 추구하는 시대의 변화를 거스르지는 못했다.
사실 이 역만 그랬던 것은 아니고, 이 근처의 거의 모든 역들이 이러한 흐름을 거치게 되었다.
얼마는 빨리, 얼마는 늦게, 차근차근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오든지, 영원히 떠나거나 하였고
매곡역은 구둔, 석불역과 함께 마지막으로 이 흐름을 타게 되었다.
용문-서원주 복선전철공사가 완공된 지금, 청량리-원주를 1시간만에 가는 새마을호가 이 역을 더이상 기억할 리 없지만
나름 역사의 한 부분을 기록하는 간이역이 된 것이다.
위에서 이곳이 오지라고 소개했지만, 사진들을 보면 얼마나 외부와 통하는 것이 어려운지 알 수 있다.
들어오는 버스도 거의 없는 이런 곳에, 하루에 서는 9번의 열차는 이 지역주민들에게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.
이용객수가 30명이지만, 그래도 이들을 위해서 9번씩이나 열차를 세워주는 모습을 보면 시대의 흐름이 아쉽기만 하다.
평화롭던 매곡역에 열차가 들어온다.
조용했던 매곡역이지만, 열차가 멈춰서 사람들을 내리는 이 때만큼은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온다.
여객열차 못지않게 화물열차도 많이 들어오는데 마침 열차 두대가 교행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.
사진을 찍긴 했는데 다른 철도애호가분의 얼굴이 같이 찍혀서 올리진 못하겠고, 대신 이 사진으로 대체한다.
역 주변에는 유채꽃이 피어있다. 사진을 찍으면서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고싶었지만
뭐 어디 여행 갔다오고나서 후회하는게 한두번인가, 그냥 다음에는 이러지 말자 이런 식으로 생각해본다.
역에서 원주 방향으로 걸어가다보면 안전측선이라기엔 매우 긴 선로가 하나 나온다.
계속 걸어가다보면 풀이 많이 있어서 더이상은 뚫기 힘든 지점이 나오는데 그 전까지 걸어가 보았다.
왜 만들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, 피난선과 비슷한 용도로 짓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.
그렇다면 이렇게 잡초만 자라는 이런 모습이 자연스러운걸까, 평소엔 쓰이면 안되는 그런 선로의 모습이다.
이설 후 매곡역의 공사중 모습이다.
기존역과는 1km정도 떨어져 있는데 이 역도 이전처럼 주민의 성실한 발을 해줄 지 의문이다.
물론 이곳 걸어다니면 1km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지만, 사람들 곁에서 조금 멀어졌으니 이전처럼 사람들이 찾을진 미지수다.
기차도 하루 4대밖에 서지 않아서 2배가까이 안 서는 모습인데
이렇게 속도를 중시하니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은 무엇이 득이 되는지 의문일 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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같이 이설된 구둔역과 새로운 구둔역, 그리고 나의 기억을 다시 집으로 데려다줄 열차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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